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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hairyMES 2008. 11. 25. 02:19


오늘 학교에서 우리조가 경건회를 인도했다.
조장으로써 무언가 빵구나면 매꿔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대표기도를 해야 할 우리의 정범학우가 연락도 없이 빵꾸를 내서 내 심장은 요동쳤다.
내 핸드폰이 정지 되어 있어서 연락이 안되어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 사람 저 사람 시켜서 연락하게끔 했는데...

난 예배때 대표기도를 불편해 하는 편이다.
보통 대표기도는 대표성을 띄고 있는데 그 기도는 회중을 염두에 두고 하는 기도가 많다.
단적이 예로 의상도 단정해야 하고, 기도문을 읽는 경우도 있다.
난 그러한 모습이 껄끄러워서
오늘 우리조는 예배인도임에도 불구하고 정장이 아닌 편한복장으로 오라고 했다.
그랬더니 역시나.. 다른분에게 한소리 들었지만 상관없다 생각한다.

예배자로써 예배인도를 할때 꼭 그때만 정장과 같은 옷을 입어야만 하는게 옳을까?
대표기도를 하는게 부담되어서 기도문을 써와서 읽는게 옳을까?
평상시에는 예배자가 아니고 예배시간에만 예배자가 되는 것인가?
기도는 회중에게 보일려고 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께 하는 것이잖나?

내가 선호하는 기도는 소위 '골방기도'라고 하는 혼자하는 기도이다.
보통 속삭이듯 입으로 내뱃는 기도를 하며, 대화식으로 해서
혼자하는것이 편하다.
그리고 난 그것이 온전한 기도이며 대화라고 생각한다.
하나님께 오늘은 어떠셨냐고 묻는것.
기도중에 끄덕이며 수긍하는 것.
내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 보다 더 오랜 시간 듣는것.
난 그것이 더 편하고 진실했다.

하지만 대표기도는 좀 성격이 다르다.
이건 하나님께 조르기만 하는 수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쩔때는 협박도 하고 타인에게 '아멘'을 유도해 내는 멘트를 날린다.
대표기도중에 "하나님 오늘 잘 보내셨어요?" 라고 하는 것은 너무 생뚱맞지 않은가? :)
아마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올 것이다.
때문에 난 대표기도를 잘 못하고 그것 때문에 기도문을 작성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기도문 읽는것은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건 정말 회중을 의식한 행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대표기도를 잘 하는 분들이 부럽기도 하다.
그중에 짧고 굴직하게 맺는 기도는 일품이다.

그리고 두번째로 선호하는 기도는 짝기도이다.
타인을 위한 기도중 가장 좋은 '폼'인것 같다.
손을 잡고 각자 기도제목을 얘기하고 그 기도만 집중해서 하는 것.

마지막으로 선호하는 기도는 누군가의 기도제목을 놓고 합심해서 하는 합심기도이다.
한 사람의 고백적인 기도제목을 놓고 모여있는 회중이 함께 기도하는데..
그 기도제목은 구체적이여야 한다.
회중은 그 기도제목을 놓고 자신의 '일'인양 간절히 기도하는 것이다.
주께서 이런 기도를 들으시겠나? 안들으시겠나?

기도는...
주님의 뜻이 이뤄지도록 요청하는 것이다.
성령께서 말씀 하시는 것을 내 입으로 고백하는 것이다.
간혹,
내가 우리 공동체 선교기도회에서 폭언을 할뻔 했지만 참았었던
"요술램프"기도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는 절대 용납할 수 없음을 상기해 본다.
예수의 기도가 어땠는지를 생각해 보면 기도를 어떻게 하는 것인지 알 수 있다.



기도한다..
매 시간....
가만히 앉아서
버스를 타고 가는 사이에
길을 걸으며
일을 하다가 잠시 쉬는 시간에
그리고 시간을 정해 놓고....

내가 무언가에 홀리듯이 정신을 완전히 빼앗기는 것을 주께서는 원치 않으시는 것 같다.
내가 그러한 늪과 같은 곳에 빠져들고 있다면 여지없이 나를 깨우치시는 주님.
나로 만족하시는 주님.

주님도 나와 같으신가 보다.

하지만 난
다른 곳에서 외로움을 달래볼려 하고
그것이 아님을 깨닫고 다시 주님께로 돌아오는
때로는 상처난 부위에 약을 발라 주셨는데 손으로 지워버리는
철 없는 아이처럼
주님 품에 있을때가 가장 평온함을 알면서도
외면하려는 이 못난 나를
끝까지 품어 보려 하시는 모습..
그런 모습은 또 내가 주님을 닮았나 보다.

이런 모습을 알게 하시는 주님은 기도를 통해서 나를 만나주시고 말씀하신다.
연약한 나와 함께 아파하시고, 위로하시고, 설득하시고, 응원하신다.
그로 인한 힘이 아니였다면 내가 버틸 수 있었을까?
그리고 내가 버티지 못할꺼라면 주님께서 계속 응원하셨을까?
주님께서는 실수가 없으시니 난 그것을 신뢰해야 한다.
지금까지 응답 가운데 있었으니 결코 소망을 버릴 수 없다.

"주님...주님 뜻대로 하옵소서."
오늘도 감사하며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