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 story

물방울을 바라보며

hairyMES 2017. 6. 4. 11:21










자동차에서 비를 맞으며(맞이 하며) 창에 물이 고인 사진들을 보면서 찍어보고 싶다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그 분위기가 그윽하며, 고독하고, 제 귀에 빗소리가 들리는 듯 한 사진이 부러웠는데요.

지금 내 눈 앞의 창에 빗물이 고인 모습을 보고 이때다 싶어서 찍은건 솔직히 아니었습니다. 

 

 

사진을 찍으려는데, 창 밖의 풍경도 같이 보였습니다. 

멀리 보면 창에 뭍은 빗물은 시야를 방해하고, 

빗물을 보면 창밖 풍경이 또 방해하네요.

 

 

이때 일안 반사식 카메라는 한 곳에 포커스를 줌으로써 사진적 해석을 하게 되네요.

가끔은 사진이 현실과 다르다고 가짜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실상 사진은 현실과 같을 수는 없습니다. 

있지만 없는 것으로 보이는, 눈으로 볼 수 없는 것도 표현 할 수 있는 것이 카메라이니까요. 

 

 

여기 이 사진을 보면, 지금도 제가 창 밖을 보고 있지만 사진과 같은 모습은 아닙니다. 

그리고 물방울을 자세히 볼 생각도 없었지만, 보이는 물 속으로 반사되어 비치는 어떤 형상도 마주할 수 있게 됩니다. 

 

만약 이것이 그림이라면 작가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넣을 수도 있겠지만, 

사진에 무언가를 삽입하지 않는다면, 

사진은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이 보지 못했지만, 실상 있는 그대로 표현 하는 것이 카메라가 담는 사진이겠지요. 

 

 

여기에 한걸음 더 나아가, 색이라는 것도 그렇습니다. 

색상은 태양광이 물체에 반사되어 눈에 들어옴으로써 인식하는 것 입니다.

여기에 다양한 환경으로 인해서 A라고 생각했던 색상이 A'가 또는 B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인간이 같은 색으로 오인해서 볼 수 없었던 색상도 카메라는 담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결코 모두 볼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작가는 본인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색상을 표현해야 합니다.

 

 

 

그래서, 

사진은 우리가 본 것과 똑같다고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이 사진의 재미이고, 매력입니다. 

 

모든 만물이 살아 움직여 어는 한 순간도 멈춰있을 수 없는 그때의 찰라를 해석해서 담는 것.

그리고 그것을 영원히 간직하는 것. 

우리가 찰라의 낌새를 차릴 수도, 망각해서 잃어버렸을지라도 말이죠.